고슴도치는 아픈 티를 늦게 낼 뿐 아니라 몸을 말아 버려 진찰조차 어렵습니다. 체중·먹은 양·몸을 마는 정도를 매일 기록하고, 세 살부터는 병원에 가는 문턱을 낮춥니다.
목차10
고슴도치의 건강 관찰에는 다른 소동물에 없는 장애물이 하나 더 있어요. 아픈 티를 늦게 내는 것까지는 기니피그나 토끼와 같은데, 고슴도치는 불편하면 몸을 말아 버립니다. 그러면 배도, 발도, 입도 보이지 않아요. 병원에서도 사정은 같아서 기본 신체검사에 진정이나 마취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종은 집에서 남긴 기록이 진료의 절반이에요. 매일 볼 것은 셋입니다. 체중, 먹은 양, 그리고 몸을 어떻게 마는가. 셋 중 하나라도 달라지면 나머지를 함께 확인하고, 변화가 이틀 이상 이어지면 병원에 연락합니다.
체중과 먹은 양
몸을 못 마는 것
사육장 온도
세 살
고슴도치가 비틀거리면 WHS다. 치료법이 없으니 병원에 가도 달라질 게 없다.
WHS는 세상을 떠난 뒤 뇌·척수 조직검사로만 확진됩니다. 그전까지는 전정기관 문제, 종양, 외상, 영양 문제, 독소를 하나씩 배제하는 과정이고 그중에는 치료 가능한 것이 있습니다.
몸을 마는 습성이 진찰을 가린다
방어적으로 몸을 마는 행동은 정상이에요. 문제는 이 자세가 수의사에게도 벽이 된다는 점입니다. 깨어 있는 상태로는 배·발바닥·입안을 확인하기 어려워서, 기본적인 검사에도 진정이나 마취를 쓰는 경우가 있어요.
여기서 두 가지가 따라옵니다.
첫째, 보호자가 집에서 본 것이 진료의 출발점이에요. 병원에서 15분 동안 볼 수 없는 장면을 보호자는 매일 봅니다. 걷는 모습, 마는 모습, 숨소리는 짧은 영상으로 남겨 두면 진료실에서 재현하지 않아도 돼요.
둘째, 완전히 말지 못하는 것 자체가 신호입니다. 얼굴과 발을 감출 만큼 확실히 말던 개체가 어느 날부터 느슨하게만 만다면 이유가 있어요. 비만이 심하면 피하지방 때문에 물리적으로 다 말리지 않고, 통증이 있어도, 신경 기능이 떨어져도 같은 모습이 됩니다. 셋 다 집에서는 구별할 수 없어요.
매일 무엇을 볼까요
손으로 집어 들기 전에 사육장 안에서 먼저 봐요. 밤에 활동하는 동물이라 낮에 관찰하면 대부분 자는 모습만 보게 됩니다. 저녁 이후에 봅니다.
| 확인할 것 | 평소 기준 | 달라졌을 때 적을 것 |
|---|---|---|
| 먹은 양 | 정해 준 양이 아침이면 거의 비어 있음 | 남은 양, 곤충만 골라 먹는지 |
| 체중 | 주마다 재도 큰 변동이 없음 | 언제부터 얼마나 줄었는지 |
| 마는 정도 | 얼굴과 발까지 감추고 단단히 맒 | 느슨해졌는지, 아예 안 마는지 |
| 걸음 | 배를 들고 곧게 걸음 | 한쪽으로 쏠리는지, 뒷다리를 끄는지 |
| 배설물 | 진하고 모양이 잡힌 변 | 묽어짐, 색 변화, 피, 양이 줄었는지 |
| 입 | 냄새가 없고 침이 흐르지 않음 | 냄새, 침, 피, 앞발로 입을 긁는지 |
| 가시·피부 | 빠진 가시가 거의 없고 매끈함 | 빠진 양, 각질, 딱지, 긁는 횟수 |
| 발·발가락 | 발가락이 다섯 개 모두 제 색 | 부었는지, 색이 어두워졌는지 |
| 눈 | 양쪽이 같은 크기로 맑음 | 한쪽이 튀어나왔는지, 감고 있는지 |
| 호흡 | 조용하고 힘들이지 않음 | 소리, 빨라짐, 콧물 |
발가락에 사람 머리카락이나 실이 감기면 조여서 조직이 죽습니다. 발가락이 붓거나 색이 변했다면 직접 풀려고 하지 말고 그날 병원에 가십시오.
가시가 빠지는 것과 각질은 함께 다룹니다. 사육장 안에서 빠진 가시를 자주 줍게 되거나 가시 뿌리에 하얗고 갈색인 딱지가 앉으면 그때부터 세는 편이 나아요. 진드기와 곰팡이성 피부병 모두 같은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온도부터 확인합니다
고슴도치에게는 다른 종에 없는 함정이 하나 더 있어요. 온도가 떨어져서 생긴 토포와 병으로 웅크린 모습이 거의 같습니다. 20도 아래로 내려가면 토포가 올 수 있고, 이때는 자극에 대한 반응이 줄고 움직임이 굼떠져요. 병으로 무기력한 모습과 구별되지 않아요.
그래서 이상을 발견하면 고슴도치를 만지기 전에 사육장 안 온도계부터 봅니다. 이 값이 병원에 전할 첫 정보가 돼요. 대처는 동면 시도 대처에서 따로 다룹니다.
어느 때 병원에 가야 하나
정상기록을 이어가요
- 밤에 평소만큼 돌아다닌다
- 건드리면 얼굴까지 완전히 만다
- 체중이 몇 주째 일정하다
- 정해 준 양을 거의 다 먹는다
지켜보기오늘 병원에 연락합니다
- 예전만큼 완전히 말지 못한다
- 가시가 눈에 띄게 빠지거나 각질·딱지가 생겼다
- 입에서 냄새가 나거나 침을 흘린다
- 먹는 양이나 체중이 줄었다
- 한쪽 눈이 튀어나오거나 계속 감고 있다
진료지금 진료를 받습니다
- 만져도 반응이 없고 배가 차갑다
- 비틀거리거나 뒷다리를 끈다
- 숨이 가쁘거나 숨소리가 난다
- 발가락이 붓고 색이 변했다
- 피가 섞인 소변이나 분비물이 보인다
- 발작하거나 몸을 스스로 물어뜯는다
가운데 칸은 며칠 지켜보라는 뜻이 아니에요. 그날 전화하는 칸입니다. 고슴도치를 보는 병원은 수가 적어서, 증상을 확인한 뒤에 병원을 찾기 시작하면 확인 전화만으로 하루가 갑니다.
세 살부터는 기준을 낮춥니다
고슴도치의 평균 수명은 4~6년이고 길면 8년까지 살아요. 이 길이에서 세 살은 중년이 아니라 후반부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이 무렵부터 두 가지가 뚜렷하게 흔해져요.
종양이 매우 흔합니다. 이 종에서 발견되는 종양은 악성이 80%를 넘고, 세 살이 넘은 개체에서 가장 많이 진단돼요. 두 살 개체에서도 나옵니다. 한 마리가 서로 다른 종류의 종양을 동시에 갖는 경우도 드물지 않아요.
심장병도 세 살 전후부터 늘어요. 활동량이 줄고 체중이 빠지고 숨이 가빠지는 모습으로 시작하는데, 이건 종양 초기와 겉모습이 겹칩니다. 울혈성 심부전까지 가면 예후가 좋지 않아요.
어디를 먼저 볼지는 실제 진료 기록이 알려 줍니다. 2012~2017년 사이 국외에서 검사에 넘겨진 고슴도치 조직 105건을 정리한 연구를 보면, 가장 많은 것이 암컷 생식기(31%), 다음이 피부(19%), 그다음이 입안(18%)이었어요. 집에서 볼 수 있는 자리로 옮기면 이렇게 됩니다.
- 암컷이라면 피 섞인 분비물이나 혈뇨를 그냥 넘기지 않습니다. 이 종의 암컷에서 흔한 소견이고, 자궁 종양이나 자궁내막 용종이 원인인 경우가 있어요.
- 입에서 나는 냄새와 침은 치석이나 잇몸병일 수도, 구강 종양일 수도 있어요. 겉에서 구별되지 않습니다.
- 가시가 빠지거나 피부에 덩이가 잡히면 진드기·곰팡이 말고 종양도 후보에 들어가요.
세 살이 넘었다면 "조금 이상한데" 수준에서 전화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 종의 종양은 발견됐을 때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아요.
비틀거림을 한 가지 병으로 부르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고슴도치가 비틀거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곧바로 WHS(wobbly hedgehog syndrome, 비틀거림 증후군)라는 말이 따라붙어요. 뒷다리부터 힘이 빠져 앞다리로 올라오는 진행성 신경 질환이고, 치료법이 없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그 이름을 집에서 붙일 수는 없어요.
확진은 세상을 떠난 뒤 뇌와 척수 조직을 검사해야 가능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 내리는 진단은 전부 추정이고, 그 추정에 이르려면 다른 원인을 하나씩 지워야 해요. 배제해야 하는 목록에는 전정기관(속귀의 균형 기관) 문제, 뇌·척수 질환, 뇌졸중, 외상, 영양 문제, 종양, 독소가 들어갑니다. 나이 든 개체라면 척추 디스크 질환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요. 엑스레이와 혈액검사가 이 과정에 쓰입니다.
이 목록에는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섞여 있어요. "WHS면 어차피 못 고친다"는 판단으로 병원을 건너뛰면, 고칠 수 있었던 쪽을 놓칩니다.
WHS라고 스스로 진단하고 병원을 미루지 마십시오
비틀거림의 원인 중에는 외상, 중이 질환, 영양 문제처럼 치료가 가능한 것들이 있습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은 검사 뒤의 일입니다. 뒷다리를 끌거나 한쪽으로 쓰러지는 모습이 보이면 그날 진료를 받으십시오.
WHS로 확진된 개체를 모아 본 2023년 연구는 국내에 도는 이야기와 다른 점을 두 가지 더 보여 줘요. 첫째, 신경 증상을 보인 개체의 평균 발병 나이는 3.3세였습니다. "두 살 전에 오는 병"으로만 알고 있으면 나이 든 개체의 비틀거림을 다르게 해석하게 돼요. 둘째, 확진된 49마리 가운데 63%가 중추신경계 밖에 종양을 함께 갖고 있었습니다. 비틀거림을 설명할 이름 하나를 찾았다고 해서 다른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에요.
가시가 빠질 때 약을 먼저 고르지 않습니다
가시가 빠지고 뿌리에 딱지가 앉는 모습은 이 종에서 매우 흔한 진드기(Caparinia tripilis) 감염에서 나타나요. 그런데 곰팡이성 피부병도 가시 빠짐과 딱지로 시작합니다. 둘은 겉으로 구별되지 않고, 쓰는 약이 서로 달라요.
여기서 국내 사육 환경과 부딪히는 지점이 있어요. 고슴도치용으로 허가된 약이 거의 없다 보니, 개·고양이용 제품을 소분해 쓰는 방법이 오래 돌았습니다. 실제로 병원에서도 개· 고양이 약을 허가 외로 쓰지만, 그건 종류와 용량을 수의사가 정했을 때의 이야기예요. VCA는 진드기 목걸이, 유기인제, 퍼메트린 스프레이와 퍼메트린 스팟온은 고슴도치에게 쓰지 말라고 못 박습니다. 처방받은 약이라도 양을 넘기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겨요.
- 약은 진료를 받고 처방받은 것만 씁니다. 종류와 용량을 임의로 정하지 마십시오.
- 사육장도 함께 처리해야 해요. 바닥재는 교체하거나 세탁하고 주변을 청소·소독합니다.
- 한 마리를 치료하는 동안 다른 개체와 접촉하지 않게 합니다.
병원에 무엇을 들고 갈까요
- 1
만지기 전에 사육장 온도를 확인합니다
20도 아래였다면 그 사실부터 전합니다. 토포가 겹쳐 있으면 대처 순서가 달라집니다.
- 2
짧은 영상을 남깁니다
걷는 모습, 몸을 마는 모습, 숨소리를 찍습니다. 진료실에서는 몸을 말아 버려 볼 수 없는 장면입니다.
- 3
고슴도치 진료가 가능한지 전화합니다
진정이나 마취가 필요한 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인지 함께 묻습니다.
- 4
체중 기록과 먹은 양을 정리합니다
같은 저울로 비슷한 시간에 잰 값이면 충분합니다. 최근 바꾼 사료와 바닥재도 적습니다.
- 5
진정 아래 구강·피부·영상 검사병원의 몫
깨어 있는 상태로는 입안과 배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어디까지 볼지는 병원이 정합니다.
체중계는 이 종에서 특히 값을 해요. 성체 체중이 300~600g이라 100g만 빠져도 몸의 5분의 1이 사라진 것인데, 가시에 덮여 있어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주 1회 같은 저울로 재는 습관만으로 여러 질환의 초기를 잡을 수 있어요.
다만 체중이 그대로여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비만인 개체가 지방간을 함께 갖는 경우가 있고, 살을 뺄 때 급하게 줄이면 그것대로 문제가 돼요. 급여량의 기준은 기르기 전에 알아야 할 것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국내에서 미리 해 둘 것
- 고슴도치를 실제로 보는 병원을 평소에 한 곳 확인해 둡니다. 목록에 이름이 있어도 담당 수의사와 장비 사정은 바뀌므로 전화로 묻습니다.
- 야간·휴일에 갈 곳을 한 곳 더 정합니다. 이동 시간을 미리 재 둡니다.
- 이동 중 온도를 유지할 방법을 정해 둡니다. 겨울 차 안이 집보다 추운 경우가 많아요.
- 주방 저울과 이동장을 한자리에 둡니다. 체중을 재기 시작하는 문턱이 낮아져요.
아픈 티가 늦게 나는 것은 이 종만의 일이 아니다
작은 초식·식충동물이 통증을 숨기는 것은 야생에서 눈에 띄면 잡아먹히기 때문이에요. 기니피그의 아픈 신호나 토끼의 매일 확인할 건강 신호도 같은 구조 위에 있습니다.
고슴도치에는 여기에 두 겹이 더 붙어요. 낮에 웅크리고 있는 것이 원래 정상이라 이상이 눈에 띄지 않고, 몸을 말면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이 문서가 권하는 것은 증상을 외우는 일이 아니라 기록하는 일이에요. 어제의 체중과 어제 남긴 사료가, 인터넷의 어떤 사진보다 정확한 기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 Q. 고슴도치가 몸을 예전만큼 완전히 말지 않는데 괜찮나요?
- 병원에 연락할 이유가 됩니다. 완전히 말지 못하는 것은 비만에서도, 통증에서도, 신경 이상에서도 나타나요. 원인이 무엇이든 집에서 구별할 수 없고, 이 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이기도 합니다.
- Q. 고슴도치가 비틀거리는데 WHS인가요?
- 비틀거림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WHS는 세상을 떠난 뒤 뇌와 척수 조직을 검사해야 확진되고, 그전까지는 추정일 뿐이에요. 전정기관 문제, 종양, 외상, 영양 문제, 독소, 척추 질환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그중에는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 Q. 가시가 빠지는데 진드기 약을 사서 발라도 되나요?
- 수의사 처방과 지도 없이 바르지 마십시오. 진드기 목걸이, 유기인제, 퍼메트린 스프레이와 스팟온은 고슴도치에게 쓰면 안 되는 것으로 명시돼 있어요. 가시 빠짐은 진드기 말고 곰팡이성 피부병에서도 나타나 약을 고르려면 무엇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근거 자료
- 1.Diseases of HedgehogsMerck Veterinary Manual
- 2.Overview of HedgehogsMerck Veterinary Manual
- 3.Hedgehogs — ProblemsVCA Animal Hospitals
- 4.Mites in HedgehogsVCA Animal Hospitals
- 5.Wobbly Hedgehog SyndromeVCA Animal Hospitals
- 6.Retrospective evaluation of wobbly hedgehog syndrome in 49 African pygmy hedgehogs (Atelerix albiventris): 2000-2020Journal of the 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2023
- 7.A retrospective study of disease incidence in African pygmy hedgehogs (Atelerix albiventris)Journal of Veterinary Medical Science, 2018
2026년 7월 29일에 처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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